너튜브

상관관계와 인과관계 그리고 시장의 옥석 가리기(f. 김일구의 쩐쟁)

담담한 2022. 10. 27. 14:43

김일구의 쩐쟁

 

영국에서는

트러스 총리가 결국 사임하게됬다.

 

이 과정에서

영국의 채권 시장도

큰 폭의 변동성을 보였고

 

국제금융시장도

크게 하락했다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이 큰 혼란을 겪고

주식시장도 폭락했다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트러스 총리 사퇴

레고랜드 사태

우리 머리속으로는 이렇듯 명사 중심으로 

기억하게된다.

 

이것이 문제의 핵심일까?

 

과연 트러스 총리가 

그 많은 일들과 

그 많은 시장의 혼란을 만들었을까?

 

레고랜드가 한국 금융시장을

그렇게 만든 것일까?

 

기본적으로 사람의 인식에는 문제가 있다.

 

알파고의 경우를 보자.

인간은 문제를 파악하여 분석하고

이에 적절하고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할 줄 았았다.

바둑에도 그럴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바둑에서 AI에게 패배했다.

 

인간의 뇌는 합리적 판단에

그다지 효율적이 못한 것이다. 

 

특별히 그 중에서도

인간은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혼동한다는 점이 있다.

 

상관관계는 어떤일이 같이 나타나는 것을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이렇게 함께 일어나는 일을

인과관계로 해석하는 것이 빈번하다.

 

예를 들면

아이스크림을 많이 파는 것과

상어가 인간을 공격하는 일이 같이 발생한다.

 

아이스크림 판매량이 늘면 

상어가 인간을 더 많이 공격하고

 

반대로

아이스크림 판매가 줄면

상어가 인간 공격 횟수가 줄어든다.

 

결국 상어가 아이스크림을 좋아해서

아이스크림을 먹은 사람들이

바다에 들어왔기 때문에

상어가 사람들을 공격한다.

 

라고 인과관계를 설정하지 않는다.

 

상어와 아이스크림과의

상관관계는 있을지라도

그 사이에 인과관계를 설정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금융시장에서는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설정하는 일을

자주 목격한다.

 

어떤 분은은 경제 현상을

화살표를 통해 직관적으로

설명을 한다.

 

그리고 듣기만 해도

이해가 잘 된다고 말한다.

 

이는 마치 상어가

아이스크림을 좋아한다고

해석하는 잘못된 인과관계와 같다.

 

같은 시기에

트러스 총리가 부양책을 쓴다고 했고

주식 시장이 하락을 보인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트러스 총리가

이 모든 안좋은 일을 만든 것은 아니다.

 

레고랜드 사태 하나가 

한국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 것도 아니다.

 

물론 인과 관계가

0(0%)은 아니다.

하지만 100(100%)도 아니다.

 

모든 현상을 볼 때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불이 났을 때

불이 붙을만한 이유가 있고

무엇인가 불을 불꽃을 튀긴 것도 있다. 

 

총의 방아쇠를 당긴 것이 있고

그 전에 총에 총알이 장전되어 있었고

총도 준비 되어 있었다.

 

사회 현상을 볼 때

총의 방아쇠를 당긴 혐의가

모든 것을 다 했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레고랜드, 트러스 총리

모두 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성냥 불꽃을 그었다.

 

하지만

그냥 아스팔트 바닥에

성냥을 피운다고 불이 나지 않는다.

 

만약 주변에 기름이 흥건히

흘러 퍼져있다면

우리는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걸까?

 

 2008년 금융위기를 리만사태라고 부른다.

리만이 성냥 불을 그은 것은 맞다.

만약 리만이 아닌 다른 것이 성냥불을 그었다면?

다른 사태로 기억되었을 것이다.

금융위기는 리만이 다한 것일까?

 

지금 문제가 되는 나라들

한국, 영국, 중국을 보면

모두 비슷하게 부동산에 대한

부채에서 출발한다.

 

 

 

차트는 OECD 국가의 GDP와

각 나라 가계부채를 

가계가 처분 가능한 소득을 기준으로

나눈 것이다.

 

한국은 2020년 기준으로

가계가 가진 부채가

소득 대비 2 배 정도다.(200%)

 

미국, 일본, 독일은

GDP규모가 상대적으로 너무 커

표에서 제외되었다.

 

다만 세 나라가 소득 대비 부채율이

100%정도로 크게 문제가 없다고 보인다.

 

영국은 달러 기준으로 2020년

GDP가 3.4조이고

소득 대비 부채비율이 147%이다.

 

이런 영국에서 문제가 생겼다.

지난 10년 동안 영국은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굉장히 크게 나타났다.

 

EU 가입 후 해외에서

영국 내 투자 장려로

아랍의 돈이 영국으로

많이 몰려들었다.

 

미국 또한 비슷한 문화와

제도, 법이 비슷한 영국으로 진출했다.

 

미국과 영국은 변호사의 능력에 따라

법원에서 판결이 달라지지만

유럽은 법조항이 세세하여

변호사의 능력이 판결에 변수가 되지 않았다.

이점에서 많은 나라들이 유럽시장 진출을

영국에서 하게 되었었다.

 

결국 이는

영국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고

가계 부채 상승을 초래했다.

 

기본적으로

영국의 은행은 가계에게 돈을 빌려준다.

예금이 많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니

채권을 발행한다.

카드사, 금융사 등 금융회사들이

부채를 빌려서 가계에 빌려주는

형태가 되었다.

 

따라서 부채, 채권의 규모가

많이 증가해 있다.

 

이 와중에 경제가 침체되고 있다.

 

이전같으면

지난 20년간 해왔던 방식대로

금리를 낮췄을 것이다.

 

트러스 총리는

그저 20년간 해왔던 방식을 

그대로 하겠다는 것이었다.

 

돈을 풀어 자산 가격의 하락을 막고

경기 침체를 막아보겠다는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인플레이션 상태이다.

 

지금 돈을 푸는 정책은

자산 가격의 하락을 막는 것이 아니고

물가 상승과 금리 상승을 초래해

모든 것이 무너지는 결과만 있다.

 

같은 것도 각각의 상황에 따라

금융시장은 이방향 저방향으로 움직인다.

 

어떤 때는 성냥을 그어도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어느 때는 성냥을 그으면

다 타버린다.

 

하지만 이는 성냥 하나의 잘못이 아니다.

그 이전에 이미 흥건하게

바닥에 기름으로 젖어 있었다.

 

모두가 영국에 주목하는 것은

부채의 %가 제일 큰 것은 아니지만

GDP가 크다 보니

부채의 총량이 커 문제로 부각되었다.  

 

그런 면에서

표에 나타난 캐나다, 한국, 호주는

조심스러운 정책을 쓸 수 밖에 없다.

바로 영국의 사례를 봤기 때문이다.

(GDP는 영국보다 낮지만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높고

금융시장에 영향을 주는 규모의 나라들이다.)

 

레고랜드를 보자.

우리 시장이 기름에 흥건히 젖어있지 않다면

(가계부채도 없고 채권 발행도 적었다면)

하나의 에피소드로 지나갔을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상태가 아니다.

약간의 파열음에도

금융기관들이 상당히 위축될 수 있는 구간이다.

 

때문에

이번 정부의 긴급 유동성 정책을

레고랜드의 파열음이

다른 곳을 번지지 않도록

성냥불을 막아준 정책이라고 본다.

 


 

 

이번에 문제가 된

PF대출은 무엇인가?

연대보증이나 담보 없이

사업이 잘 되면 돈을 받고

안되면 못 받는 것이다.

아예 안되면 부도가 나기도 한다.

 

PF 대출을 많이 받은 기업 순으로

순위를 매겨

위기라고 한 것이다.

 

PF 대출을 받은 기업의 사업이

우량한 것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

단지 많다는 이유로 촉발된 것이다.

 

영국도 위험의 요인이 많다는 것이지

영국이 심각하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정부가 하는 것도

돈 퍼주고, 세금 깎아주는 행위가 아닌

중앙은행이 우량한 금융기관에

빌려주는 것이다.

 

그리고 금융기관이 그 하위 그룹에

돈을 빌려주는

옥석 가리기를 하는 과정이다.

 

중국은 2017년 부터

옥석가리기를 해왔다.

 

이번에 물러난 리커창 총리가

10년에 걸쳐

낡은 주택을 부수고

4~5층의 연립주택을 짓는 사업이

많았다.

 

도중에 한국의 레고랜드 같은

사태가 있었다.

 

중국은 토지가 중국의 소유이다.

따라서 지방정부는

땅을 매우 긴기간(99년)을 빌려주고

임대료를 받아

정책 자금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중국은 민간 자본이 없다.

그래서 지방정부가

토지를 임대하려고 해도

살 기관이 없으니

지방정부가 공기업을 만든다.

LGFV(Local Government Financing Vehicles)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이고

이 공기업에 지방정부가 보증을 선다.

그럼 공기업은 지방정부의 돈을 빌려

건물을 짓고 임대료를 받는 형식이

10년간 지속되었다.

 

시진핑 정부가 들어서며

2016년 부터 LGFV를 없애기 시작했다.

 

일부의 부채는 중앙공산당이 가져가고

나머지는 조금씩 줄여가는 과정을 지속했다.

(디레버리징-Deleveraging)

 

2017년 부터 지속해왔지만

지방정부의 부채가

늘지도 줄지도 않는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5년을 지속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도 LGFV가 채권을 발행하는데

새로운 사업을 위해 발행은 없고

이전에 빌렸던 원리금을 채권으로

조달하는 상황이다.

 

LGFV의 디레버리징을 주관한

류허 부총리도

중국의 GDP가 하락하는데

부양을 다시 해야하는 것이 아닌가에 대해

디레버리징을 지속해야 한다고

익명으로 글을 올렸다.

(누가봐도 글은 류허 부총리로 추정)

 

중국의 상황을 봐도 알듯

어디선가 성장이 나오면 부채문제는

금방 해결 가능하지만

성장이 요원하면 부채의 해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한국도 작년 말, 올해 초부터

디레버리징에 들어갔다.

 

중국을 보며

우리는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까

생각해보게 된다.

 

큰 차이는

중국은 사회주의 계획경제로

소수의 엘리트가 결정한다.

 

똑똑한 소수가 국가를 생각하고

미래를 볼 능력이 있다면

계획경제가 매우 잘 작동할 것이다.

 

그러한 면에서 2017년부터

디레버리징을 시작한 것은

잘한 판단인다.

 

하지만 이를 급격하게 위축시키지 못하고

지금까지 문제를 끌고 왔다.

이는 그 문제 속에

너무나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소수의 엘리트만으로 해결이 어려운 것이다.

 

반면 한국은 시장경제이다.

시장경제는 굉장히 느리다.

 

부채문제가 심각하고

채권문제가 심각해도

시장 참여자들의 생각은

'그래? 그럼 빨리 벌고 도망가야지!'

하고 폭탄 돌리기를 한다.

 

결국 문제를 더욱 키우고

사람들의 이기심이 버블을 키운다.

 

다만 시장경제는

똑똑한 엘리트가 없어도

시장이 더 이상 유지가 안되면

시장 스스로가 옥석 가리기를 한다.

아무리 대기업도

아무리 힘이 세도

시장은 냉정하게 옥석 가리기를 한다.

'안될 것 같네? 버려~'

 

우리 시장경제는 계획경제보다

훨씬 큰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지만

문제 해결 자체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왜냐하면 이해관계에 엃히지 않기 때문이다.

 

모두 장, 단점이 있다.

 

소수의 엘리트가

자신의 사익을 챙기지 않고 매우 현명하다.

그렇다면

문제를 인식하고 해답을 제시하는 것은

계획 경제가 매우 뛰어나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시장경제가 훨씬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

 

물론 영국, 캐나다, 한국, 호주가 

단기간에 문제가 해결될 것은 아니다.

 

다만 

레고 랜드와 같이

문제가 생기면 긴급 자금을 통해

옥석을 가리는 과정을 거치며

중국 보다는 고통의 시간을 

더 빨리 단축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