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자라기 11

1등이 항상 좋은 것일까?

모임에서 아이의 1등이 좋은 것인가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항상 1등 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왔다. 하지만 머리를 한대 맞은 기분이었다. 밥을 먹을 때, '아빠가 더 빨리 먹어야지~ 네가 안먹으면 아빠가 다 먹을거야~.' 외출할 때도 '아빠가 먼저 준비하고 나가서 빨리 놀아야지~' 이런 말들이 뇌리를 스쳐갔다. 그리고 요즘 아이와 엘리베이터를 타면 의례적으로 아이는 이야기한다. '내가 집까지 1등으로 갈거야!!' 무의식적인 나의 행동이 1등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지는 않았나. 삶의 올바른 가치를 알기 위해서는 1등을 목표로 달려갈 때 그 속에서의 과정과 노력이 제일 중요한 것임을 우리는 다 알고 있다. 그리고 1등이 되어야만 아이가 가치있는 것은 아니다. 아이는 존재 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아이와 자라기 2023.05.24

공부합시다

어려운 유명한 책을 보거나 통찰력있는 강사들의 유튜브 영상을 보면 공통적으로 드는 생각이 있다. 왜 쉬운 말을 어렵게 하나? 말에 영어를 너무 많이 쓴다.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르겠다. 말을 너무 어렵게 하니 못 듣겠다. 그리고 포기. 하지만 왜 반대로 생각해보지 않은 것일까? 이 글에 저 단어를 쓴 이유가 있을까? 저 말이서 그 단어의 의미가 무엇일까? 저 단어를 찾아볼까? 내 수준을 더 높여 저 말의 깊이를 알아야겠다! 공부하자! 잘 생각해보면 이는 정확히 우리가 우리 아이들에게 바라는 마음가짐 아닐까? 우리 아이가 똑똑하고 어휘력이 높아지기를 바라는 것. 그것은 역설적으로 부모가 그만큼 좋은 어휘를 구사해야 하는 것이다. 어린 아이는 부모와 이야기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나아가 부모와 대화하기..

아이와 자라기 2022.11.02

유치원에 가기 싫어요_2

아이가 유치원에 가기 싫어하는 이유는 천차만별일 것이다. 우리 아이의 경우도 유치원 등원을 거부하는 정확한 원인과 이유를 알아내지 못했다. 그저 심증과 추측만 있을 뿐이다. 등원 거부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부모와 애착형성이 부족하거나 아이가 원에 흥미를 못느끼거나 아이들 혹은 선생님과의 불화가 있을 수 있다. 애착형성과 불화는 논외로 하고 우리 아이를 재등원에 성공시킨 몇가지 놀이가 있어 적어보려한다. -.1 전화 놀이 집에 장난감 전화기를 이용한 놀이다. 각각 밤시간과 오전시간 같은 반 그리고 선생님 중 한명이 전화가 온 상황을 연출한다. 그리고 곧 원에서 만나 재미있게 놀자고 이야기 한다. 예를 들어 (아이 이름이 미래라고 하자) 아침시간이라면 '어? 미래야 전화왔어~' 전화 수화기를 들고 '아 ..

아이와 자라기 2022.10.17

아이의 문제는 부모의 문제다.

아이가 있는 가정은 서로 모이게 된다. 서로의 관심사가 같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아이들끼리 모여 놀기 때문에 부모들이 '쉼' 이라는 시간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자주 듣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 아이는 ~을 안해요' 혹은 (~해요.) 예를 들어 '우리 아이는 너무 떼를 써요' '우리 아이는 야채를 안먹어요' 우리는 대화를 할 때 습관적으로 책임을 전가시킨다. (A : 왜 늦었니? B: 버스가 늦게와서... 실은 일찍나오지 못한 본인의 몫이다.) 우리 아이의 문제적 행동이 과연 아이 본인의 잘못일까? 말의 새끼는 태어나면서부터 걷고 엄마 말의 젖을 문다. 하지만 인간 아이는 전적으로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하다. 부모의 보살핌과 교육을 통해 한 아이의 자아와 가치관이 형성된다. 다시 질문해..

아이와 자라기 2022.10.11

잘했다! 우리 아가

아이의 아침식사에 주스가 꼭 포함된다. 뭐든 호기심이 많은 아이는 부모가 주스에 빨대를 꽂는 모습을 유심히 본다. 그리고 자신이 직접 주스에 빨대를 꽂아 보겠다고 요구한다. 물론 기특한 모습에 선뜻 요구에 응해주지만 아직 힘조절이 서투른 아이는 주스를 바닥에 흘리고 만다. 하지만 빨대는 주스에 잘 꽂아졌다. 이전에 나는 바닥에 쏟아진 주스에 주목했다. 그것은 내가 청소를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내가 빨대를 꽂아줫다면 불필요했을 노동, 시간, 감정의 소모가 화로 표출된 것이었다. 복잡하게 이야기했지만 그냥 나 자신에게 내야할 화를 아이에게 내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1. 아이가 시도를 했다는 것 -2. 그리고 아직은 서툴지만 성공을 했다는 것 -3. 그로인한 칭찬으로 아이가 다른 새로운 것에도..

아이와 자라기 2022.09.24

아이의 기준 그리고 나의 기준

나는 깨끗한 것을 매우 좋아한다. 그래서 청소를 좋아한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주변이 깨끗해야 어떤 일을 하던 능률이 오른다. 또한주변으로 흩어지는 시선도 줄여 집중력도 높게 한다. 아이는 모든 물건들이 새롭다. 그래서 어지르는 것을 좋아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렇다. 아이의 입장으로 들어간다면 어지르는 것이라는 표현도 옳지 않다. 신기해서 꺼내보고 만져보는 것이다. 비오는 날 아이가 장화를 신은 발로 뒷자석 시트에 올라섰다. 시트는 빗물섞인 구정물로 금새 더러워졌다. 아이에게 '그렇게 시트에 신발 신고 올라서면 안돼! 지저분해지잖아' 라고 외쳤다. 아차! 싶었다. 아이가 차에 타기 전에 시트에 올라서면 안된다고 내가 이야기 해준 적이 없었다. 그리고 자동차는 신발을 벗고 타는 것이라고 알려준 기억도..

아이와 자라기 2022.09.05

갑질 하지 말지어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읽고 배워서 뇌를 이해시키는 것도 힘들지만 이해한 것을 삶에 적용시키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아이에게 화를 내면 안되는 것은 쉽게 이해가 가능하다. 하지만 아이에게 화를 내지 않는 것은 절대로 쉬운 일은 아니다. 어려워서 못한다고 자기합리화를 하는 것은 아이에게도 가정에게도 대단한 손해다. 출근시간 바쁜 아침이지만 아이는 울며 또 떼를 쓴다. 바로 아기와 장난을 시작한다. 여기저기 시선을 돌리고 함께 놀다보면 아이의 마음이 안정되고 현재 아침에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설명한다. (물론 바쁘면 그냥 들고 나와야하는 상황도 많다) 아이가 못알아 듣을 것 같지만 신기하게도 아이는 상황과 환경을 통해 대부분을 인지하고 이해한다. 아이와 생활하면서 내가 아이보다 원초적 본능을 더..

아이와 자라기 2022.08.29

아이의 입장이 되어보자

아기는 곧잘 물건을 던지거나 누워서 바닥에 발구르기를 하거나 어른에 입장에서 보면 일명 심기에 거슬리는 행동들을 자주 하게된다. 부모는 그런 행동은 잘못된 것이라고 타이르거나 훈육을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나 역시도 그랬다. 한가지 예를 보자. 핸드폰과 TV를 항상 즐겨보던 3세 아이가 있었다. 부모는 요즘 유행하는 아기 만화를 보여주고 어느 순간 그런 영상들이 아이의 성장에 좋지 않다는 전문가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리고 한순간 그런 영상매체 시청을 중지시킨다. 아이는 물건을 던지거나 울거나 바닥에 누워 발구르기를 한다. 어른의 입장은 지금이라도 잘못된 것을 바로고쳐 아이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그리고 물건을 던지는 행동은 나쁘다고 훈육한다. 아이의 입장을 보자. 잘 보고 있던 ..

아이와 자라기 2022.08.23

어린이집 가기 싫어요

어린이집을 잘 다니던 아이가 몇 일 전부터 유치원 입구에 들어섬과 동시에 울기 시작한다. 들어가지 않겠다고 아빠를 꼭 끌어안고 놓지 않는다. 어르고 달래고 했지만 들어가지 않겠다는 집념이 확고하다. 선생님께 떠 맡기듯 하고 돌아서며 우는 아이 보고 있노라니 마음이 더욱 무거워진다. 생각해보니 아이와 같이 있다가 서로 잠시 떨어져야 할 경우 아이가 꼭 같이 나간다고, 떨어지기 싫다고 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이상한 것은 떨어질 때는 엄청 울더라도 시간이 조금 지나거나 화제를 다른 방향으로 전환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재미있게 논다는 것이다. 물론 어린이집에도 마찬가지이다. 아이에게 물어본다. "왜 어린이집에 가기 싫어?" 아이가 답한다. "아빠가 없어서..." 부모와 떨어지는 것이 아이에게는 큰 불안일 것이다..

아이와 자라기 2022.08.17

놀이가 미래다.

오늘 아침 갑자기 아이가 어린이 집에 안가고 할머니와 놀고 싶다고 울었다. 전날 할머니와 아기가 노는 것을 생각해보았다. 할머니는 새로운 놀이를 제안했고 아이는 그 버스놀이를 하며 입이 귀에 걸릴듯 좋아했고 꺄르르하는 웃음을 보여주었다. 내가 아기에게 '뭐하고 놀까?' 물어본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만큼 바보같은 질문도 없다. 인생에서 아기가 경험한 것 그리고 내가 경험한 것 중 어느 것이 많을까? 나는 더 많은 것을 생각하고 제안할 수 있는데 그것이 귀찮아서 아이에게 책임을 미루는 것이다 "아이가 원하는대로 놀게 해줘야지" 라는 우주최강 얼간이 핑계를 대면서 말이다. 진지하게 고민해야한다 매우 진지하게... 놀이는 아이의 학습이고 지금의 놀이가 곧 우리 아이의 미래다.

아이와 자라기 2022.08.12